1.
나의 우파 키보드'양아치' 경험은 인터넷이 아닌 그 이전에 유행하던 VT통신망에서였다.
당시 VT통신망이 제공해주던 '토론방'에선 우파 키보드워리어들이 상주해서 민족주의에 호소하고, 여성과 노동자를 공격하면서 추천수를 얻어 '추천글'로 가곤 했다.그들의 찌질한 행태와 저열한 글들을 보고 도저히 말을 섞기 싫은 인간들이라는 생각과 함께, 지저분한 글로 넘쳐나던 '추천글'에 대해 고개를 젓곤 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들이 나의 안온한 VT통신 생활에 끼어들게 될 줄은...
내가 모 VT통신망의 모 동호회의 시삽을 맡게 되었을 때, 그 과정에서 그 키보드워리어 집단-꼴에 우파 키워들이 일종의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더라-에서 나름대로 말발을 세우고 있던 인간을 거의 추방시키다시피 해버렸다.사실 이쪽에서 칼을 빼들었다기 보다는 시삽을 맡기 전에 있었던 암투(...)에서 그 사람을 감싸주면서 일종의 용병으로 써먹던 인간이 쫓겨나고 그 와중에 모두에게 버림받은 거였지만.
결국 그 인간이 동호회 게시판에서 날뛰기 시작하고, 혼자서 힘에 부치는지 자신의 패거리 두어명을 데리고 왔다.그러면서 사랑스런 동호회를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꼴을 보고 있으려니...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꼭지가 돌아버렸다.
그때는 몰랐다.그 키보드양아치들과의 전쟁이 근 1년 간 이어질 줄은.
2.
사실 그들의 행태는 별개 없었다.그들의 말도 안되는 글에 반박하는 누군가를 떼로 습격해 글의 폭탄을 퍼붓고, 일부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씹기 좋아하는 '여성 노동자 빨갱이'로 낙인찍고,그 과정에서 진흙탕 싸움이 되면 계속 질질 끌고 나가 제풀에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그들은 토론방에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반박'들을 모두다 제압했고, 몇몇 동호회에 상습적으로 침입해 분탕질을 쳤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지하는 사람은 없었다.그들의 수법을 보고 맞부딪쳤을 때 '비용'을 걱정했던 탓이다.그들의 몰상식한 행태를 보고 분개하는 유저들이 대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일상을 꾸려가야했던 이들에게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 들여야하는 시간과 에너지는 그냥 조용이 눈살을 찌뿌리고 넘어가는 걸 택하게했다.
그들이 신봉한 것은 말의 논리가 아니었다.힘의 논리였을 뿐이다.이 무식한 논리는 너무나 잘 통용되었다.
3.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겐 '힘에는 힘으로' 상대할 수 밖에 없었다.그들이 분탕질 치는 것 이상으로 내가 그들의 나와바리에 들어가 고통을 안겨줘 본때를 보여주는 게 내 조그만 동호회가 편해지는 길이었던 셈이다.그들을 상대하는 데 전략이고 예의고 논리고 이런건 필요가 없었다.'search and destroy'. 그들이 자주가는 곳에 들어가서 글마다 하나하나 바로 '조져주는' 것이었을 뿐.
일단 내 동호회에서 그 인간들을 제도적으로 추방조치를 하고 나서 판세를 보니 내가 시삽으로 맡던 동호회와 상당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던 A동호회, 그 수괴격인 인물이 종종 출현하던 B동호회, 그리고 그 '토론방'. 전선은 세 곳이였다.A동호회와 B동호회의 작업은 쉬웠다.내가 일종의 용병 또는 해결사 노릇을하면 되는 것이었으니까.정작 두려웠던 것은 그들의 소굴인 '토론방'이었다.
하지만 토론방에서 그들의 글 하나하나 댓글을 달고 '비웃어주'거나 아니면 '반박'해주면 사람들은 모여들었다.그리고 추천을 해주었다.토론방에 모여들던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 우파양아치들의 행태에 화를 내던 사람들은 언제나 차고도 넘쳤으니까.누군가 그 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면서 까지 그 찌질이들과 상대를 할 것인가의 문제였던 셈이다.그렇게 본다면 논리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힘', 그리고 자기네가 토론방을 '지배'하고 있다는 '환상'을 깨주는 것이었다.
그들은 당연히 난리를 쳤다.나에 대한 온갖 모욕을 일삼았으며, 관리자에게 '항의'해서 나의 글을 지워지게 만들었고, 심지어 명예훼손으로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기도 했다.하지만 그 때마다 자기네들의 아이디와 이름을 거론하며 까는 글이 '추천글'로 가는 일만 더 늘였을 뿐이다.
문제는 여기에 투입해야하는 시간이었다.아무리 하루 30분~1시간 정도만 투자하자고 생각을 해도 그 시간은 꽤 엄청났다.게다가 종종 그들과 배틀모드가 벌어질 경우 낮에도 접속해서 글을 써야했는데, 그 땐 정말 괴로웠다.내가 왜 이짓을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해당 통신사 관리자와 전화하고 명예훼손죄 관련해서 어떻게 시나리오가 전개될지 상담하고 이럴 때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4.
그럼에도 일년 넘게, 그들이 하나 둘 입을 닥치고, 아이디를 정리하고 떠날 때까지 그 짓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일정 고비는 넘고 나니 어느 정도 일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두 가지 측면인데, 첫 번째는 그들이 '힘이 없는 종이호랑이일 뿐이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을 비웃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니 내가 그렇게 나서지 않더라도 해당 토론방의 '분위기'가 그들에게 적대적이 되었다.'힘이 있는 척'하지만 실상 일합 겨루어보면 별거 아니라는 사실이 판명되었을 때 몰락하는 양아치들이라고나 할까.
두번째는 그들 스스로 기가 꺾였다는 점이다.그들이 글을 올릴때마다, 그들의 글이 개념이 없고 어이가 없다는 글고 폭로하는 글들이 추천글로 가는 현실을 겪고 나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그 인간들과 인연을 맺고 있던 지인이 '걔네들 완전히 기가 껶였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결정적이었다.그 이후 그들의 '분탕질'은 예전만 못했고, 그만큼 그들을 논파하는 사람들의 기세는 올라갔다.
신봉하던 '힘'이 별다른 힘을 못쓴다는 사실이 판명되자 자연 몰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5.
그들이 지금 무슨일을 하고 사는 지 모른다.인터넷 시대에 그렇게 소수가 양아치짓을 하면서 공공공간을 물을 흐리기도 쉽지 않은 까닭이기도 할테다.
하지만 '키보드워리어'아니 '키보드양아치'를 보면 언제나 그들이 생각난다.'말'이 아니라 모욕적인 언사와, 떼거리 지어 공격하는 것과, 법적수단을 동원하는 지저분한 짓들도 불사하는 등 일종의 '힘'을 신봉한다는 점에서 변희재류의 키보드'양아치'와 그들은 닮았다.
그런 점에서 변희재를 잡는 것은 엄밀히 말해 '논리'가 아니라 '종이호랑이임을 보여주기'또는 '종이호랑이로 만들기'인 셈이다.그가 별거 아닌 '드보르잡'이라는 인식이 공유되고 이게 일종의 보편타당한 상식이 되는 것이 변희재 입장에서 난감한 이유다.
6.
이 점에서 진중권만큼 변희재 상대에 최적인 사람이 없다.변희재로서는 천적을 고른 셈이다.
문제는 진중권이 이 귀찮고 짜증나며, 다대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야하는 일에 나서는 계긴데.
변희재가 진중권 개인이 아닌 한예종을 건드린 이후에, 진중권으로선 안나설래야 안나설수가 없는 상황에 몰린거나 다름없다.자신을 겸임교수로 썼다는 이유로 변희재가 자기네 패거리를 동원해 한예종을 치고, 문화부까지 움직여버렸으니 말이다.저 상황에서 진중권이 나선건 일종의 자기방어적 성격임과 동시에 변희재로 인해 고통받게 된 주변사람들의 얼굴을 봐서라도 꼭 변희잴 '때려잡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중권은 영리하게도 '드보르잡'론을 유행시켰다.변희재를 공격하는 데 중요한 것은 변희재 자체가 아니라 그가 별거아닌 양아치임을 폭로하는 것일 뿐이니까.이 부분에서 변희잰 스스로 '듣보'라고 불리게 될 무덤을 여럿 팠다.진중권이 본격적으로 글로써 그를 공격하지 않은 이시점에서 벌써부터 이정도 인식이 확산되었으면 대세는 기울어졌다고 봐야할 테다.
게다가 진중권이 변희재를 치기 위한 초식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간만에 들어간 진중권 블로그에 보니 '일단 맘껏 날뛰어 보렴, 그 뒤에 니가 좋아하는 법으로 한 번에 몰아서 쳐줄께'를 선언했다.
지금 고소하면 '맞고소'니 뭐니 이런 쓸 데 없는 소리가 나올 것 같아,
일단 드보르잡으로 하여금 자기가 쥔 카드를 다 쓰게 할 생각입니다.
이번 고소건이 마무리 되는 순간, 바로 드보르잡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 들어가야지요.**
그 동안 드보르잡이 해 왔던 허위보도에 대한 법적 책임과 별도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무고죄로 맞고소하는 게 좋다는 게 변호사의 견해네요.
썩 내키는 일은 아니지만, 일단 자료를 보내 검토를 부탁했습니다.'윗선의 지시로 움직였다'처럼 내가 사용하지도 않은 표현을 꾸며낸 점,
'윗선의 공모라 허위사실을 유포했다'처럼 낱말의 결합을 작의적으로 만들어낸 점,
이는 사실의 의도적 왜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게다가 그가 밝힌 고소의 목적, 소송에서 쾌락을 느끼는 독특한 취향 등이
무고죄 고소의 근거가 될 수 있겠지요.
일단 검토가 끝나면,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아무튼 이러다가 나도 소송 전문가가 되겠어요.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드보르잡은 소장을 쓸 때만이 아니라
소장을 받을 때에도 쾌감을 느낄까요?
그게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진중권 블로그, '무고죄로 고소하라네요..' 中>
저걸 공표했다는 것은 일종의 선전전 목적도 있지만 변희재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순데, 변희재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다.요즘 변희재 하는 걸 보니 웬만한 수는 다 막히고 방문진 이사자릴 어떻게든 따내서 진중권 뒷통수를 때리거나 '내가 진중권 보단 출세했지, 에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심리적인 위안을 삼고 싶어 골몰하는 거 같긴 하지만 말이다.
7.
사실 변희재의 전략 목표는 분명하다.바로 '청년우파'로 본격적으로 인정받아 조중동과 한나라당에서 주는 떡고물을 안정적으로 받아 챙기는 것이다. 변희재는 그 일보로 요즘 방문진 이사 자리를 어떻게든 꿰차 보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른바 '보수'노친네들은 자신의 노회함으로 변희재 같은 양아치도 어찌 다뤄볼수 있다고 아직까진 생각하는 거 같은데, 한 편에선 자신의 허벅지를 오히려 깨물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문제는 이러한 인식이 어느정도 확산될 수 있느냐다. 그리고 그것이 뵨드보르잡의 출세길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다.(이부분에서 개인적으로 변이 자멸할 것이라는데 500원 건다.)
그리고 변희재와 필연적으로 벌어질 장기전에서 포인트는 변희재의 권력지향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부분이 얼마나 문제인지 그 노친네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일테다. 결국 변희재가 보수 노친네들에게 버림받아야 이 지루한 장기전이 끝날테니까.
어찌본다면 변희재-진중권 게임은 2막이 오른 셈이기도 하다.게릴라식으로 진중권에게 똥물을 끼엊는 식으로 보수에게 인정받길 원하는 변희재와 그런 변희재를 몰아서 카운터를 날릴려는 사냥꾼 진중권의 일전 말이다.
p.s.
'소장쓰는게 가장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변희재에게 당한 사람들은 과연 변희재에 대해 언제나 처럼 가만히 있을까? 진중권 블로그에 올라와있는 다음의 댓글을 보면 저 악질은 어쩌려고 원한을 키우는지 참 궁금하기 짝이없다.
변가 때문에 열받네요. 변가 때문에 열받네요. Y 2009.07.04 23:26
저도 종로경찰서가서 조사받고 왔어요..
변가(입에 담기도 더럽네요) 절 명예훼손으로 고소 했다네요..
여자친구랑 밥먹고 있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밥먹고 바로가서 조사 받고 왔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기간중 아고라에 쓴글이 문제라더군요.
기억도 안나는 글이었는데. 집에와서보니 조회수도 49더군요. ㅋ
욕이 좀 많더군요.. 븅신이라는 표현이.. 그밖엔 문제 될게 없어 보였는데(주제넘는 제 생각에는)..견찰 유도심문 쩔더군요..
끝까지 근거없는 말은 아니다라고 하고 왔지만. 웬지 너무 찝찝하네요.
조사받고 와서 다음날 민변에 전화해봤더니. 벌금형이라던데. 좀 과하게 나온다고 하던데. 전과자도 되고.. 아 기분 엿같은 하루하루에요..
요즘 주머니사정도 안좋은데. 무쟈게 기분 더럽네요.
진교수님도 기분이 저와 크게 다르지 않으실것 같아요.
씨 발! 기분 개 조 옷 같네요..
진교수님 힘내세요!!
진중권 일반인을 상대로한 변희재의 무차별 소송에 대해 변희재에게 한방 먹이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한방 먹일 테세다. 기대된다.
미라쿨릭스 미라쿨릭스 Y 2009.07.05 13:45아, 드보르잡의 빅뉴스에 들어가서 제 욕 하는 글들 글 캡처 좀 해서 메일로 보내주세요.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미라쿨릭스는 진중권의 블로그 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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